카마그라구입 미 국무부 부장관,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깊은 유감 …불이익 없을 것”
이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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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전
카마그라구입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14일 미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미국에 재입국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가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박 차관은 미 이민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돼 구금된 한국인 317명이 감내해야 했던 처우를 언급했다. 박 차관은 귀국자들의 미국 재입국시 불이익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미측이 우리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재발 방지와 제도개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랜다우 부장관은 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이번 사태를 제도개선과 한·미관계 강화를 위한 전기로 활용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귀국자들이 미국에 재입국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며 향후 어떠한 유사 사태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고위 당국자가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0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지만, 유감은 표명하지 않았다.
양 차관은 한국 노동자들의 비자 체계 개선 마련에 뜻을 함께했다. 박 차관은 한국 맞춤형 비자 카테고리 신설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해 외교·국무부 간의 워킹그룹 창설과 비자 관련 상담창구 개설 이행에 박차를 가하자고 밝혔다. 랜다우 차관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투자 활동이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에 대한 기여가 크다는 점을 절감한다면서 합당한 비자가 발급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 관련 실무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고 말했다.
양 차관은 대북 정책에 대한 뜻도 함께했다. 박 차관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미측이 피스메이커, 한국이 페이스메이커로 각자의 역할을 다해 나가자고 말했다. 랜다우 부장관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양 차관은 이달 유엔총회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국제행사를 계기로 한·미 고위급 외교 일정을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 25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조선, 원자력, 첨단기술 등에 대한 진전된 협력 성과를 도출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브리즈번의 9월은 특별하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브리즈번 페스티벌(Brisbane Festival)’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오는 27일까지 약 3주간 이어지는 페스티벌은 공연과 설치미술, 야외 프로그램로 지역민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올해 축제의 첫 번째 화두는 ‘몸과 예술의 만남’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 ‘런 더 리버 클럽(Run the River Club)’은 러닝·음악·퍼포먼스를 결합한 이색 아침 이벤트다.
참가자들은 토요일 오전 일찍 문화광장에 모여 출발 신호와 함께 강변을 따라 달린다. 굿윌 브릿지와 보타닉 가든, 캥거루 포인트 브릿지를 잇는 약 5km 코스를 달리며 강변의 아침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달리기 후에는 DJ 라울 페드로의 음악과 매드 댄스 하우스의 프리스타일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커피와 간식, 피트니스 챌린지가 준비돼 있어 참가자들끼리 소소한 교류를 나누기도 좋다.
브리즈번 페스티벌의 백미는 역시 밤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드론 퍼포먼스 ‘스카이로어(Skylore)’는 도시의 하늘을 스크린 삼아 전설을 그린다. 올해의 주제는 ‘Nieergoo: Spirit of the Whale(니어구: 고래의 정신)’이다.
브리즈번 전통 소유민족인 유게라와 투라불 출신의 예술가 샤논 루스카가 이끄는 팀이 기획해 고래가 브리즈번강 위를 유영하는 장면을 수백 대의 드론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호주 작곡가 가이 웹스터의 음악이 더 해져 관객들은 신화와 현대 기술이 만나는 장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사우스뱅크를 비롯해 도심 어디서나 관람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공공예술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브리즈번 출신 아트 듀오 크렉·칼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세 개의 보행자 다리를 대형 설치미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네빌 보너 브릿지, 굿윌 브릿지, 캥거루 포인트 브릿지가 그들의 손을 거쳐 강렬한 색채와 유머러스한 인플레이터블 작품으로 채워졌다. 다리를 건너는 것만으로도 전시장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뒷이야기와 창작 과정을 더 알고 싶다면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는 무료 가이드 투어도 추천할 만하다.
올해 처음 공개된 야간 프로그램 ‘애프터글로우(Afterglow)’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티 보타닉 가든 전체를 하나의 야외 미술관으로 꾸민 이 프로그램은 불꽃 조형물, 촛불 설치미술, 라이브 공연과 빛·소리 연출이 어우러진 산책형 콘텐츠다. 관객들은 일몰 후 정원을 천천히 걸으며 불빛이 그려내는 길을 따라가고, 그 과정에서 자연과 예술이 만드는 몰입감을 경험한다.
브리즈번 페스티벌은 공연의 장을 넘어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축제다. 강변을 달리며 맞는 아침, 하늘을 수놓는 드론의 행렬, 다리 위에서 마주하는 설치미술, 정원에서 불빛을 따라 걷는 산책까지 예술이 삶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들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자세한 일정과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왜 위험한 물건을 선택하게 됐을까. 안전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여성 임차인들이 전세사기 위험성에 구조적으로 더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분석은 전세사기 정책연구 시민펠로우십 발표 자료 ‘부산 공동담보 전세사기의 주체별 행위과 도시 정책적 함의: 시행사-시공사 네트워크와 임차인의 구조적 취약성’에 담겼다.
15일 해당 발표문과 우동준 연구자(부산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의 설명을 종합하면, ‘노후하고 관리되지 않은 구축’과 ‘공격적으로 세입자를 모집하는 신축’으로 나뉜 주택 시장의 구조는 특정 집단이 전세사기 표적으로 전락하기 쉽도록 만든다. 부산의 주택 시장이 이런 방식으로 양극화돼 있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플랫]아버지의 집을 떠나 ‘자기만의 집’을 지은 여자들
이 연구는 부산의 전세사기 유형을 ‘시행사-주거구역형’과 ‘시공사-상업구역형’으로 구분하고 피해 사례와 특징을 추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산의 전세사기는 ‘공동담보’ 때문에 생기는 피해가 컸다. 공동담보는 동일한 채권의 담보로 매물 여러 개에 동산담보권을 설정하는 것으로, 주로 건물 소유주 1명이 건물 내 모든 세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적용된다. 이 경우 전세사기가 발생했을 때 피해 규모가 크고 경매가 완료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는 공동담보 매물을 양산한 임대인의 편익 추구 행위와 임차인의 주거 선택 과정을 분석했다. 피해자 인터뷰를 포함한 연구 결과에서는 청년·여성 1인 가구가 안전과 직주근접을 우선시하는 성향 때문에 위험성이 큰 매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이 드러났다.
전세사기의 원인은 특정한 한 가지라기보다는 부산 지역의 부동산 개발 특징과 임대인의 이해관계, 임차인의 선택이 상호작용한 결과였다. ‘시행사-주거구역형’ 전세사기의 특징을 보면, 임대인과 주변 조직은 다수의 신축 매물을 하나의 브랜드 체인으로 묶어 ‘검증된 안정성’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연구는 지적했다. 안전에 민감한 여성 1인 가구가 선호할 만한 조건이다.
반려동물 입주 가능, 스타일러 설치, 신축, 테라스 등을 내세워 ‘청년층, 특히 20대 여성 입주자’의 취향에 소구하는 전략도 활용됐다. 연구에 인용된 한 시공사 관계자의 코멘트는 이렇다. 이 사람들(악성 임대인)이 부산에서 처음 반려동물 전용 원룸을 제시했어요. 스타일러도 두고요. (중략) 보통 반려동물을 여성들이 많이 키우니까 여성 전용으로 전세 매물을 세팅한 거죠. 또 다른 시행사 관계자 역시 지금 피해 매물들이 예쁘다고 입소문이 나니까 유명했어요. (중략) 얘들이 왜 예쁘게 하냐면 예쁘게 해야 여자들, 젊은 애들이 결정을 한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신축 건물을 연속적으로 짓고 전세를 놓으며 자본을 순환시키고, 특정 집단을 겨냥해 피해자를 유인한 것이 ‘시행사-주거구역형’ 전세사기가 보이는 구조적 특징이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위험성을 모른 채, 혹은 감수한 채로 이런 매물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부산의 도시개발 특성이 작용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산 임대차 시장은 ‘신축’과 ‘재개발이 예정·무산된 노후 주택’이라는 양극단으로 구성된다. 안전과 직주근접 등을 우선시하는 임차인으로선 전자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구는 부산의 주거지역 다수는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있다. 이는 노후 건물과 신축 건물로 이분화된 주거 공급이 이루어져 선택의 폭이 극도로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젊은 여성에 집중된 데에는 이러한 구조적 배경이 작동했다. 연구는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안전에 대한 절실한 욕구가 주거 선택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됐다며 여성들은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며, 기존 원룸 밀집 지역이 범죄 취약 지역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주거 환경을 찾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였다고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성을 내세운 매물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임대인들은 중문, 엘리베이터, 주차장, CCTV, 공동현관 보안시스템 등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여성 임차인은 ‘신체 안전이 우려스러운 노후 건물’과 ‘전세사기 위험이 있는 신축 건물’ 사이 구조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연구의 진단이다. 연구에 참여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다시 선택해도 같은 매물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는 점이 이런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한 30대 여성 피해자는 사람들이 왜 신축을 선택했냐고 하는데, 선택지가 신축밖에 없었던 거예요. 저도 5년, 10년 된 매물이라도 그런 게 있었다면 선택했을 거예요라며 다시 선택해도 지금 집을 선택할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다른 30대 여성 피해자는 제가 신축을 선호한 이유도 처음 자취하는 상황이라서 관리가 안 된 곳은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임차인의 이러한 선택이 개인의 선택지를 극도로 제한하는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여성 임차인에게 노후 건물은 단순히 낡은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어두운 골목, 고장난 현관문, 작동하지 않는 CCTV, 관리되지 않는 공용공간 등 직접적인 신변 위협을 의미했다며 여성들은 범죄 취약 지역에서 벗어나 안전한 주거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기꺼이 높은 보증금을 감수했고 이는 악의적 임대인들이 여성 임차인을 표적으로 삼는 구조적 토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우동준 연구자는 통화에서 부산은 대학과 서비스업 때문에 20대와 30대 유입이 많은 도시다. 이들은 장기적 주거가 아니라 일시적 주거를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다며 서비스 업종은 부산 내에서도 특정 지역에 몰려 있어 전세사기 사건도 그러한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민간 싱크탱크 LAB2050, 연구자 플랫폼 나이오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세사기 정책연구 시민펠로우십의 결과물이다. 결과보고서 전문은 올해 말 공유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 기준 정부가 파악한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 특별법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 규모는 2만7272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2704명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전(86.8%)과 부산(84.3%)에서 30대 이하 청년층의 피해 비중이 컸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
크리스토퍼 랜다우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박 차관은 미 이민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속돼 구금된 한국인 317명이 감내해야 했던 처우를 언급했다. 박 차관은 귀국자들의 미국 재입국시 불이익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미측이 우리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재발 방지와 제도개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랜다우 부장관은 이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이번 사태를 제도개선과 한·미관계 강화를 위한 전기로 활용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귀국자들이 미국에 재입국시 어떠한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며 향후 어떠한 유사 사태도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고위 당국자가 이번 사태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0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이 원하는 바대로 가능한 이뤄질 수 있도록 신속히 협의하고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지만, 유감은 표명하지 않았다.
양 차관은 한국 노동자들의 비자 체계 개선 마련에 뜻을 함께했다. 박 차관은 한국 맞춤형 비자 카테고리 신설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 논의를 위해 외교·국무부 간의 워킹그룹 창설과 비자 관련 상담창구 개설 이행에 박차를 가하자고 밝혔다. 랜다우 차관은 한국 기업들의 대미투자 활동이 미국 경제·제조업 부흥에 대한 기여가 크다는 점을 절감한다면서 합당한 비자가 발급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 관련 실무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고 말했다.
양 차관은 대북 정책에 대한 뜻도 함께했다. 박 차관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미측이 피스메이커, 한국이 페이스메이커로 각자의 역할을 다해 나가자고 말했다. 랜다우 부장관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양 차관은 이달 유엔총회와 다음 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국제행사를 계기로 한·미 고위급 외교 일정을 논의했다. 이를 계기로 지난달 25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조선, 원자력, 첨단기술 등에 대한 진전된 협력 성과를 도출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브리즈번의 9월은 특별하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브리즈번 페스티벌(Brisbane Festival)’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오는 27일까지 약 3주간 이어지는 페스티벌은 공연과 설치미술, 야외 프로그램로 지역민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자들을 끌어들인다.
올해 축제의 첫 번째 화두는 ‘몸과 예술의 만남’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 ‘런 더 리버 클럽(Run the River Club)’은 러닝·음악·퍼포먼스를 결합한 이색 아침 이벤트다.
참가자들은 토요일 오전 일찍 문화광장에 모여 출발 신호와 함께 강변을 따라 달린다. 굿윌 브릿지와 보타닉 가든, 캥거루 포인트 브릿지를 잇는 약 5km 코스를 달리며 강변의 아침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달리기 후에는 DJ 라울 페드로의 음악과 매드 댄스 하우스의 프리스타일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커피와 간식, 피트니스 챌린지가 준비돼 있어 참가자들끼리 소소한 교류를 나누기도 좋다.
브리즈번 페스티벌의 백미는 역시 밤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드론 퍼포먼스 ‘스카이로어(Skylore)’는 도시의 하늘을 스크린 삼아 전설을 그린다. 올해의 주제는 ‘Nieergoo: Spirit of the Whale(니어구: 고래의 정신)’이다.
브리즈번 전통 소유민족인 유게라와 투라불 출신의 예술가 샤논 루스카가 이끄는 팀이 기획해 고래가 브리즈번강 위를 유영하는 장면을 수백 대의 드론으로 구현한다. 여기에 호주 작곡가 가이 웹스터의 음악이 더 해져 관객들은 신화와 현대 기술이 만나는 장엄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사우스뱅크를 비롯해 도심 어디서나 관람할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공공예술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브리즈번 출신 아트 듀오 크렉·칼은 이번 페스티벌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세 개의 보행자 다리를 대형 설치미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네빌 보너 브릿지, 굿윌 브릿지, 캥거루 포인트 브릿지가 그들의 손을 거쳐 강렬한 색채와 유머러스한 인플레이터블 작품으로 채워졌다. 다리를 건너는 것만으로도 전시장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의 뒷이야기와 창작 과정을 더 알고 싶다면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는 무료 가이드 투어도 추천할 만하다.
올해 처음 공개된 야간 프로그램 ‘애프터글로우(Afterglow)’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시티 보타닉 가든 전체를 하나의 야외 미술관으로 꾸민 이 프로그램은 불꽃 조형물, 촛불 설치미술, 라이브 공연과 빛·소리 연출이 어우러진 산책형 콘텐츠다. 관객들은 일몰 후 정원을 천천히 걸으며 불빛이 그려내는 길을 따라가고, 그 과정에서 자연과 예술이 만드는 몰입감을 경험한다.
브리즈번 페스티벌은 공연의 장을 넘어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축제다. 강변을 달리며 맞는 아침, 하늘을 수놓는 드론의 행렬, 다리 위에서 마주하는 설치미술, 정원에서 불빛을 따라 걷는 산책까지 예술이 삶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들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자세한 일정과 예약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왜 위험한 물건을 선택하게 됐을까. 안전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여성 임차인들이 전세사기 위험성에 구조적으로 더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분석은 전세사기 정책연구 시민펠로우십 발표 자료 ‘부산 공동담보 전세사기의 주체별 행위과 도시 정책적 함의: 시행사-시공사 네트워크와 임차인의 구조적 취약성’에 담겼다.
15일 해당 발표문과 우동준 연구자(부산대 사회학과 박사과정)의 설명을 종합하면, ‘노후하고 관리되지 않은 구축’과 ‘공격적으로 세입자를 모집하는 신축’으로 나뉜 주택 시장의 구조는 특정 집단이 전세사기 표적으로 전락하기 쉽도록 만든다. 부산의 주택 시장이 이런 방식으로 양극화돼 있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플랫]아버지의 집을 떠나 ‘자기만의 집’을 지은 여자들
이 연구는 부산의 전세사기 유형을 ‘시행사-주거구역형’과 ‘시공사-상업구역형’으로 구분하고 피해 사례와 특징을 추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산의 전세사기는 ‘공동담보’ 때문에 생기는 피해가 컸다. 공동담보는 동일한 채권의 담보로 매물 여러 개에 동산담보권을 설정하는 것으로, 주로 건물 소유주 1명이 건물 내 모든 세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적용된다. 이 경우 전세사기가 발생했을 때 피해 규모가 크고 경매가 완료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는 공동담보 매물을 양산한 임대인의 편익 추구 행위와 임차인의 주거 선택 과정을 분석했다. 피해자 인터뷰를 포함한 연구 결과에서는 청년·여성 1인 가구가 안전과 직주근접을 우선시하는 성향 때문에 위험성이 큰 매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맥락이 드러났다.
전세사기의 원인은 특정한 한 가지라기보다는 부산 지역의 부동산 개발 특징과 임대인의 이해관계, 임차인의 선택이 상호작용한 결과였다. ‘시행사-주거구역형’ 전세사기의 특징을 보면, 임대인과 주변 조직은 다수의 신축 매물을 하나의 브랜드 체인으로 묶어 ‘검증된 안정성’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연구는 지적했다. 안전에 민감한 여성 1인 가구가 선호할 만한 조건이다.
반려동물 입주 가능, 스타일러 설치, 신축, 테라스 등을 내세워 ‘청년층, 특히 20대 여성 입주자’의 취향에 소구하는 전략도 활용됐다. 연구에 인용된 한 시공사 관계자의 코멘트는 이렇다. 이 사람들(악성 임대인)이 부산에서 처음 반려동물 전용 원룸을 제시했어요. 스타일러도 두고요. (중략) 보통 반려동물을 여성들이 많이 키우니까 여성 전용으로 전세 매물을 세팅한 거죠. 또 다른 시행사 관계자 역시 지금 피해 매물들이 예쁘다고 입소문이 나니까 유명했어요. (중략) 얘들이 왜 예쁘게 하냐면 예쁘게 해야 여자들, 젊은 애들이 결정을 한다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신축 건물을 연속적으로 짓고 전세를 놓으며 자본을 순환시키고, 특정 집단을 겨냥해 피해자를 유인한 것이 ‘시행사-주거구역형’ 전세사기가 보이는 구조적 특징이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위험성을 모른 채, 혹은 감수한 채로 이런 매물을 선택하는 과정에는 부산의 도시개발 특성이 작용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산 임대차 시장은 ‘신축’과 ‘재개발이 예정·무산된 노후 주택’이라는 양극단으로 구성된다. 안전과 직주근접 등을 우선시하는 임차인으로선 전자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연구는 부산의 주거지역 다수는 재개발 지역으로 묶여 있다. 이는 노후 건물과 신축 건물로 이분화된 주거 공급이 이루어져 선택의 폭이 극도로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젊은 여성에 집중된 데에는 이러한 구조적 배경이 작동했다. 연구는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안전에 대한 절실한 욕구가 주거 선택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됐다며 여성들은 혼자 사는 것 자체가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하며, 기존 원룸 밀집 지역이 범죄 취약 지역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주거 환경을 찾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였다고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성을 내세운 매물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임대인들은 중문, 엘리베이터, 주차장, CCTV, 공동현관 보안시스템 등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이런 맥락 속에서 여성 임차인은 ‘신체 안전이 우려스러운 노후 건물’과 ‘전세사기 위험이 있는 신축 건물’ 사이 구조적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 연구의 진단이다. 연구에 참여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다시 선택해도 같은 매물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는 점이 이런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한 30대 여성 피해자는 사람들이 왜 신축을 선택했냐고 하는데, 선택지가 신축밖에 없었던 거예요. 저도 5년, 10년 된 매물이라도 그런 게 있었다면 선택했을 거예요라며 다시 선택해도 지금 집을 선택할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다른 30대 여성 피해자는 제가 신축을 선호한 이유도 처음 자취하는 상황이라서 관리가 안 된 곳은 무서웠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임차인의 이러한 선택이 개인의 선택지를 극도로 제한하는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연구는 여성 임차인에게 노후 건물은 단순히 낡은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어두운 골목, 고장난 현관문, 작동하지 않는 CCTV, 관리되지 않는 공용공간 등 직접적인 신변 위협을 의미했다며 여성들은 범죄 취약 지역에서 벗어나 안전한 주거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기꺼이 높은 보증금을 감수했고 이는 악의적 임대인들이 여성 임차인을 표적으로 삼는 구조적 토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우동준 연구자는 통화에서 부산은 대학과 서비스업 때문에 20대와 30대 유입이 많은 도시다. 이들은 장기적 주거가 아니라 일시적 주거를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다며 서비스 업종은 부산 내에서도 특정 지역에 몰려 있어 전세사기 사건도 그러한 지역에 많이 분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민간 싱크탱크 LAB2050, 연구자 플랫폼 나이오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세사기 정책연구 시민펠로우십의 결과물이다. 결과보고서 전문은 올해 말 공유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 기준 정부가 파악한 ‘전세사기 피해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세사기 특별법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피해자 규모는 2만7272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보다 2704명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전(86.8%)과 부산(84.3%)에서 30대 이하 청년층의 피해 비중이 컸다.
▼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