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비대면 반기문 “국제정세 매우 위험, 유엔 중심 다자주의 회복해야”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조용한 리더> 시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엔이 지향하는 세계 평화, 경제개발. 인권 3대 좌표를 재확인하고 구현하기 위해 (각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유엔을 중심으로 다자주의를 회복하는 게 저의 강력한 소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국제정세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이 3년을 넘겨 아직도 많은 민간인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의 희생은 물론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전체가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으로 인해 전통적인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의 협력과 공감대 역시 점점 약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개봉하는 <조용한 리더>는 미국의 찰스 라이언스 감독이 반 전 총장의 회고록 <반기문 결단의 시간들>을 바탕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다. 반 전 총장의 유년 시절부터 외교관의 꿈을 키우는 과정,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간 활동 등이 담겼다. 영화는 지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것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 오스트리아 빈 등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오는 9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상영회가 열린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 “아카데미상을 받으려고 다큐멘터리 제작에 동의한 건 아니다”라며 “유엔의 주요한 활동과 역할 그리고 직원들의 헌신과 봉사가 잘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의 직원도, 사무총장도 엄청나게 고생하는데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뉴욕에 가면 배우나 국회의원들은 알아도 매우 중요한 (유엔) 사무총장은 아무도 모른다. 뭔가 모순됐다고 생각한다. 그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 우연히 TBS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다. 아직도 직원 180여명이 월급도 온전히 받지 못한 채, TBS의 존속과 회생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한때 내게도 TBS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었지만, 그 존재마저 마음속에서 희미해져가고 있던 참이었다.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 TBS의 독립성을 높이고자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가 탄생했다. 서울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재정적 지원만 했다.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정치의 풍향은 바뀌었다. 오세훈 시장이 재직하고, 국민의힘이 서울시의원의 3분의 2를 점하는 식으로 의회 구성이 바뀌게 되면서 서울시의회가 김현기 전 의장의 주도로 TBS에 대한 재정 지원 중단을 위한 지원 조례 폐지를 밀어붙였고, TBS는 폐국의 위기로 내몰렸다. 지원 조례 폐지 이유는 TBS FM(95.1㎒)의 아침 시사 방송 진행자 김어준씨의 공정성 문제였다.
당시 중단을 밀어붙이는 서울시의회와 그것이 TBS의 폐국 위기까지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서울시 간의 입장 차이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내가 교육감으로 박원순 시장 곁에 있을 때는 그리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후 2~3년, 오세훈 시장 곁에 앉아 TBS를 둘러싼 논란과 공방이 매일같이 이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직접적 책임은 없어 그저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문제가 있다면 고치면 될 일이지, 왜 재정 압박으로 공공 라디오 방송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이 생각만 마음속에 품은 채, 교육감직을 내려놓으며 TBS를 잊었다.
TBS 회생도 새 정부의 개혁 과제
그런데 최근 TBS 직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전해지며 내 무심함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맹목적이고 비상식적인 불법계엄을 이겨내고, 탄핵을 거쳐 새 정부가 들어섰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그릇된 관행을 혁파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때다. 나는 이 과정에서 TBS의 회생 또한 중요한 개혁 과제로 삼기를 소망한다.
여러 대안이 가능하겠지만, 내 시선은 TBS FM(95.1㎒)보다도 TBS eFM(101.3㎒) 다국어 방송에 머문다. 이 채널은 이미 영어를 기본으로, 중국어 방송을 함께하는 다국어 채널로 자리해 있다. 새 정부가 TBS eFM을 ‘다국어 교육 방송’으로 새롭게 정체화한다면 어떨까. 영어를 중심으로 중국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를 통해 다문화 시민과 정주·관광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세계와 한국이 만나는 소통의 다리가 되는 방송. 그것이야말로 TBS가 새롭게 거듭날 길이 아닐까.
사실 나 또한 TBS eFM을 간혹 들으며 영어 감각을 잃지 않으려 하고,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을 느껴보려 애쓴다. 많은 외국인 정주민이 이 채널을 애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TBS가 유튜브와 기존 방송을 새 기조로 활성화한다면, 한국 문화와 사회를 세계에 알리는 사랑받는 국제 방송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라. 이 방송은 자연스럽게 우리 청소년과 청년에게 다국어 학습의 창이자 세계와 마주하는 창이 될 것이다.
서울처럼 세계적 위상을 자랑하는 도시에서 외국어 라디오 방송 하나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CNN, BBC, NHK, CCTV, 알자지라 같은 방송은 케이블 채널에서 접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 주체가 되어 한국의 시선으로 외국인을 향해 말하는 방송이 없다는 사실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이라면, TBS 산하에 영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베트남어·몽골어 등의 전문 라디오 섹션을 나누어 발전시켜가야 한다.
다문화 국가가 된 대한민국에서 외국인 커뮤니티와 직접 소통하는 다국어 라디오 방송은 선진국다운 사회의 자존심이자 품격이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의 미래세대는 비교문화적 감수성과 제2외국어 역량을 두루 갖춘 세계 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다.
서울 외국인·시민 위한 라디오로
따라서 TBS는 단순히 외국인을 위한 방송을 넘어, 우리 청소년과 청년에게 세계 언어와 문화에 눈뜨게 하는 소중한 교육적 장이 될 수 있다. TBS eFM이 다국어 교육 방송으로 자리매김한다면, TBS FM 역시 새로운 정체성을 품고 서울 시민의 삶에 더욱 밀착한 방송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어준씨는 이미 유튜브라는 거대한 미디어 세계를 구축하며 TBS를 떠났다. 그를 견제하기 위해 공공 플랫폼 전체를 무너뜨릴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오히려 TBS는 eFM을 통해 글로벌 서울, 글로벌 대한민국의 다국어 교육과 문화 소통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 TBS FM 또한 서울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공공 방송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당시 재정 소요가 많은 서울시에 TBS 지원이 재정적 압박이 되었던 점도 있다. 이제 새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서울시와 협력하면서 다국어 외국방송을 살려내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서울시 의회도 과거와는 다른 미래지향적 출구가 있다면, 새롭게 전향적인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 적극적으로 생각한다면, TBS eFM뿐 아니라 TBS FM과 TBS TV(PP 채널)도 글로벌 도시 서울의 다양한 면모를 비추며, 외국인과 사회적 약자를 품는 다문화 공론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문화·정치·경제적 이슈를 신속히 전달하고, 재난·재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외국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한국 사회의 안전망과 연결하는 소중한 통로가 될 수 있다.
마침 지난 6월11일은 TBS가 개국 35주년을 맞은 날이었다.
서울이 이만큼 성장하는 데 시민의 방송으로 헌신해온 TBS가 앞으로도 공익적 역할을 다하며 서울 시민과 세계 시민의 가교가 되도록 새 정부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그리고 민간까지 상상력을 모아야 할 때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 나선다면, 그 시작은 벙커버스터를 이용한 포르도 지하 핵 시설 폭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벙커버스터는 지표면 아래 깊숙이 파고들어 간 뒤 폭발하도록 설계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이다. 보잉사가 제작한 GBU-57은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최신식으로, 엄청난 파괴력으로 지하 60m 아래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다.
현재 미군은 약 20기의 GBU-57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 기당 가격은 약 400만달러(약 55억원)로 추정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약 6.2m 길이에 13t이 넘는 무게 때문에 미군의 B-2 스텔스 폭격기를 통해서만 운반할 수 있다. 현재 미 공군은 한 대당 약 20억달러(약 3조원)에 달하는 B-2 폭격기 20대를 운용 중이다. B-2는 한 대당 최대 2기의 GBU-57을 탑재할 수 있다.
문제는 60m 아래까지 관통할 수 있는 GBU-57이 최대 80m 밑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하기에 충분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포르도 핵 시설을 여러 차례 방문한 적 있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심지어 “가장 민감한 시설 중 일부는 지하 800m 깊이에 묻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포르도 핵 시설을 파괴하려면 GBU-57을 최소 두 기 이상 동일한 지점에 정확히 투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GBU-57은 정밀 유도 폭탄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동일 표적을 반복 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 군사 역사가인 로버트 페이프는 “미 공군이 그런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런 일이 실전에서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FT에 말했다. 2011년부터 배치돼 주기적으로 기능을 개량해 온 GBU-57은 아직 실전에 투입된 적이 없다.
미 국방부 내에서도 GBU-57로는 터널을 무너뜨리고 잔해에 파묻을 정도의 피해만 줄 뿐이며, 전술 핵무기만이 포르도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게다가 아직 이란의 방공망이 완전히 무력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GBU-57을 탑재한 B-2 폭격기가 포르도 핵 시설까지 이동하는 것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미군이 B-2 폭격기 이동 경로 내에 있는 이란의 레이더 시설을 모두 파괴해 안전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포르도 핵 시설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상황에서 이란 역시 이에 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GBU-57 두 기 이상을 투하하기 위해선 B-2 폭격기가 목표 상공에 일정 시간 머물러야 하고 이 과정에서 이란에 격추될 가능성도 커진다. 페이프는 “B-2는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것이 아니어서, 대공 미사일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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