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을 떠난 교사는 노동 현장으로 향했다[퇴근하지 못한 당신을 기다리며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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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을 떠난 교사는 노동 현장으로 향했다[퇴근하지 못한 당신을 기다리며③]

이길중 0 0
2004년 어느 날 밤 12시 이용관씨(69)는 잠들지 않고 중학생 아들 한빛을 기다렸다. 시험 기간을 맞은 한빛은 밤늦게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돌아왔다. 용관씨는 귀가한 아들에게 “잠을 좀 자야 말끔한 정신으로 시험을 보지 않겠냐”며 타일렀다. 한빛은 괜찮다면서 방으로 들어갔다. 며칠 뒤 아내가 용관씨에게 슬며시 말했다. “학생회에서 들었는데 여보, 그날 한빛이가 독서실 안 가고 여의도 불꽃축제에 갔대.” 고민하던 용관씨는 한빛에게 “문제 있는 애들과 어울리지 마라”며 메일을 보냈다. 한빛이 곧장 반박했다. “아빠,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가 그런 말을 해도 돼요?” 허를 찌르는 아들의 답장에 용관씨는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늘 “한 발 앞서가는 아들”이었다. 전교조 교사인 용관씨는 한빛을 입시 경쟁에서 자유로운 대안 학교로 보냈다. 하지만 한빛은 “진보든 보수든 한국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려면 명문대를 나와야 한다”면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로 서울대 정치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생이 된 한빛과 불평등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 토론하곤 했던 용관씨는 언젠가부터 똑똑한 아들의 논리에 졌다. “자기 고집이 있고 바라는 세상이 확고했던” 아들이 용관씨는 못내 자랑스러웠다. 그런 한빛이 2016년 10월26일 “노동자를 쥐어짜는” 현장을 유서로 고발하고 앞서갔을 때, 용관씨는 세상과 싸울 수밖에 없었다.
용관씨는 문학가가 되고 싶었는데 “밥은 먹고 살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국어 교사로 진로를 바꿨다. 얼결에 선택한 진로지만 밥 먹듯 청강을 할 정도로 용관씨는 교육학에 깊이 빠졌다. 용관씨는 “한창 사랑받아야 할 시기에 사랑받지 못하는” 소외된 학생들을 사랑했다. 평등한 교실을 꿈꾼 용관씨에게 교육 현장은 “형편없는 곳”이었다. 아이들이 매 맞고 무시당하는 모습을 참지 못한 용관씨는 1989년 다른 교사들과 전교조를 만들었다. 같은 해 한빛이 태어났다.
똑 닮은 아들이었다. 한빛은 용산참사 희생자, 비정규직·정리해고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들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봤다. 평등한 세상을 꿈꾼 한빛에게 한국 사회는 형편없었다. 한빛은 공책에 썼다. “제 글을 돌아보면 우리 공동체와 세계의 이후를 죄 부정적으로 그려요. 희망은 모두 허상이고 갈등과 모순이 우리를 영원히 괴롭히고 짜증 나게 할 거라고요. 글은 제 인격의 반영이니 제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렇다는 거겠죠. 우리가 삶을 충실히 살아갈 때 축복이 있을 거라 진심으로 믿었다면 나올 수 없는 글들이지 않을까요?”
이상과 현실이 동떨어질수록 한빛은 행동하려 했다. 천주교도였던 한빛은 천주교 재단 병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자 더는 성당에 나가지 않았다. 드라마 조연출로 받은 첫 월급의 절반은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KTX 정리해고 승무원들에게 후원했다. 2016년 대학문학상 수상 후기에서 한빛은 바랐다. “세월호와 정리해고로 아픈 모든 이들, 언제나 나를 이해해주는 부모님까지 덜 추운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덜 추운 세상’을 바랐던 한빛이 2016년 CJ E&M에 드라마PD로 입사해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미는” 일을 했다. 당시 한빛이 소속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제작팀은 첫 방송 직전 사전 제작에 참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갑자기 해고했다. 한빛은 그들을 ‘정리해고’하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돌려내라고 독촉하는 역할을 떠맡았다. “경멸했던 삶을 더 이어가긴 어려웠던” 한빛은 “통장 정리하고 남는 돈이 있으면 빈곤사회연대 등 몇 개 단체에 후원금으로 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용관씨였다. 아들은 원하던 드라마PD가 됐고 아끼던 제자도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퇴직을 앞두고 “이제야 편안한 말년을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미래를 함께할 한빛이 사라졌다. 신을 원망하던 용관씨의 ‘애간장’이 녹았다. 한빛을 떠나보내고 간에 농양이 생긴 용관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용관씨는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한빛에게 받은 행복을 돌려줄 수 있을까.’ 용관씨는 한빛이 펼치고 싶었던 뜻과 한빛이 만들고 싶었던 미래를 떠올렸다. 한빛이 사라진 자리에 바꿔야 할 세상이 남아 있었다. 용관씨는 아들을 대신해 그것을 바꿔나가기로 했다.
용관씨와 가족들은 2018년 1월24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만들었다. “방송 업계와 노동 현실을 전혀 몰랐던” 용관씨가 방송노동자들을 만났다. ‘프리랜서’라는 이름 뒤로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언어폭력과 임금 체불이 숨겨져 있었다. 용관씨는 방송계 노동 현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실태 조사에 나섰다. 변화는 “급진적이지 않고 야금야금” 일어났다. 하루 22시간씩 이어지던 촬영은 최대 16시간으로 줄었고 최저임금에 미치지 않던 임금이 올랐다. 촬영 현장의 노동자들이 용관씨를 알아보고 “고맙다”며 인사했다. 그 사람들이 다 한빛 같았다. 퇴직 후 교실을 떠난 용관씨는 본격적으로 노동 현장을 향하기 시작했다.
이제 용관씨는 노동 문제엔 빠지지 않는 사람이 됐다.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될 때도 용관씨는 단식 투쟁으로 함께했다. 가족들이 말렸지만 용관씨는 “일주일만 하고 쓰러지는 척할 테니 걱정마라”면서 29일을 버텼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이 보이는 싸움엔 지치지 않는다”는 용관씨도 가끔은 더는 싸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길을 걸을 땐 어디선가 한빛이 “아빠!”하고 나타날 것만 같아서, 멀리서 구급차 소리가 들리면 또 노동자가 다쳤을까 싶어서, 용관씨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용관씨는 딱 두 가지를 후회한다. 한빛이 중학생 때 귀를 뚫지 못하게 혼낸 일, 고등학생 때 드럼을 배우지 못하게 한 일이다. 아들이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었던 용관씨는 나중에 한빛을 만나면 물어보려 한다. “네가 펼치고 싶었던 뜻, 너 대신에 내가 열심히 노력하다 왔는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고집 세고 똑부러진 한빛이 어떤 대답을 할진 모르겠다며 용관씨는 웃었다. “눈망울이 똘망똘망하고 마음이 예뻤던” 아들을 대신해, 그런 한빛과 똑 닮은 미래를 용관씨는 기다린다.
양극화가 극도로 진행된 근미래의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부유한 이들이 사는 신도심과 방치된 구도심의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사람들은 한 도시 안에서도 ‘문제가 있는’ 지역의 위치를 알려주는 유료 지도앱 ‘세이프 시티’를 사용한다. 앱은 노후화와 안전도를 근거로 도시를 5등급으로 나눈다. 신시가지는 지도상에서 0등급으로, 파란색으로 칠해져 눈과 입이 활짝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표시된다. 가장 낙후한 5등급은 빨간 엑스(X)자로 표시됐는데 사람들은 이곳을 ‘엑스 구역’이라 불렀다.
주인공은 유능한 경찰이었지만 주목받는 사건의 수사 실패로 좌천성 휴직을 하게 된 ‘그녀’다. 주인공의 대척점에 선 인물로 남편의 친구인 임윤성이 등장한다. 그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인간의 기억을 선택적으로 삭제하거나 조절하는 ‘기억 교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임윤성은 언뜻 극단적 빈부격차로 분열된 도시의 문제에는 둔감해 보이는 사람이다.
휴직 후 불안정한 생활을 하던 그녀는 어느 날 충동적으로 구도심으로 향하고 폐건물에서 4·5 등급 구역의 여자 화장실만 골라 파괴하는 남성, 그리고 이 남성의 화장실 파괴를 막으려는 여성 노숙인들의 대치 상황을 마주한다.
그녀는 경찰의 본능으로 사건에 개입하지만, 이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는다. 정부는 기억 교정의 첫 실험자로 범죄자인 남성을 점찍는다. 범죄자의 재범을 막는다는 명분이었다. 그녀는 인간 존엄성에 위배되는 행동이라며 기억 교정에 반대하지만, 임윤성은 그녀에게 사건의 ‘피해자로서 범인에 대한 기억 교정 시술을 지지한다고 증언하라’고 압박한다.
세이프 시티손보미 지음창비 | 248쪽 | 1만7000원
소설은 도시 양극화와 개발 문제, 그 과정에서 소외된 힘없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인간의 기억을 타자가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철학적인 문제 등을 망라해 다루려고 시도한다.
주인공이 여성 경찰이라는 것과 여자 화장실만 골라 파괴하는 연쇄 범죄의 등장도 젠더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벌어지는 여론 조작 등도 언급된다. 임윤성의 아내는 기억 교정에 반대하는 그녀를 설득하며 진실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사건의 실체가 진실보다는 각 진영의 편의대로 해석되는 현시대상을 풍자한 듯한 말이다. “진실은 선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물건과도 같은 거예요. 게다가 아주 연약한 물건이죠. 거기에 그냥 둬서도, 다른 누군가가 뺏어가게 놔둬도 안 되는 거예요. … 사람들을 봐요. 그날 밤 일을 각자의 방식대로 해석하고 사건과 관련된 기사나 영상에 댓글을 달면서 쾌감을 느끼거나 우월감을 느끼거나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들 말이에요. … 진짜로 일어난 일을 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요?”
책의 말미에 실린 작가 노트에서 손보미는 2013년 1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거주했던 서울 용산구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한다. 용산은 2010년대 이후 부동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마포, 성동구와 함께 강남에 이어 집값 상승을 이끄는 지역으로 일컬어지며 ‘마용성’으로 불렸다. 각종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이뤄지며 최근 몇년 사이 초고층 빌딩이 급속도로 늘었다.
도시 개발이 도심의 낙후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작가는 용산에서 “서울 한복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겨운 분위기”를 풍기는 오래된 구도심의 풍경과 곧 신시가지의 중심이 될 “공사 중인 사십층짜리 건물”을 동시에 마주한다. 이질적인 풍경 속에서 작가는 두 지점의 차이를 평가하려다 금세 자신의 그런 태도를 “오만불손”했다고 반성한다. 하지만 감각은 남는다.
용산에서 작가가 느낀 감각은 2016년 발표한 단편 ‘리틀 걸 블루’에 이어 이번 소설까지 이어졌다.
작가는 “어두운 밤, 탁한 하늘로 우뚝 솟은 건물, 그리고 마치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아내야 직성이 풀리겠다는 듯 건물 옥상에서 거만하게 뿜어내는 빛의 궤적을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며 “몇편의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그 오만한 시선이 나 자신의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세이프 시티’는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한 그런 참혹한 인정의 정점 속에서 쓴 소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8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12·3 불법계엄에 가담한 육군 특수전사령부를 방문해 “여러분의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경기 이천시 육군 특전사 제3공수여단과 제707특수임무단을 방문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해당 부대들은 12·3 불법계엄 당시 국회에 출동했던 곳이다.
안 장관은 부대 장병들에게 “그동안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 충성을 다해 온 특전사 장병들의 자부심과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타까웠다”며 “가장 먼저 여러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분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특전사를 비롯해 불법 비상계엄에 동원된 장병들이 하루빨리 심리적 안정을 찾고 명예를 회복한 가운데 조국수호를 위해 땀 흘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문민통제를 확립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국민의 군대’를 재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안 장관의 방문에 대해 “불법 비상계엄으로 상처 입은 장병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군심을 결집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장관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임 장관들은 임명 후 첫 행보로 주로 전방 경계작전 부대를 방문했다.
앞서 안 장관은 지난 25일 취임사에서도 “지난 상처를 딛고 제복의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의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하이브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4일 서울 용산구 소재 하이브 본사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방 의장과 하이브 전현직 임원들이 상장 전 기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 계획이 없다”고 한 뒤 실제로는 기업공개 상장(IPO)을 추진해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에 대해 수사해왔다.
지난 16일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과 전 하이브 임원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이들이 2020년 상장 후 주식을 매각해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상장 전 기존주주들로부터 하이브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 기존 주주들을 속였다고 봤다. 당시 하이브가 IPO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마치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주주들을 속이고, 임원들이 관여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하게 했다는 것이다. 설립 당시 해당 사모펀드의 등기임원 3명 중 1명이 방 의장 지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는 이들이 SPC 보유주식의 매각차익 30%를 하이브 최대주주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고도 2020년 상장 과정에서 해당 주주 간 계약 및 하이브 임원들과 SPC의 관계를 은폐했다고 했다. 증선위는 하이브의 상장 후 문제의 SPC는 보유한 주식을 매각했고,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방 의장은 매각차익의 30%인 4000억원가량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또 전 임원 등은 사모펀드 운용사(GP)의 출자자 지위를 이용해 성과보수 등 명목으로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하는 등 부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수사는 경찰과 검찰 지휘를 받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관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7일 하이브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했고, 검찰도 이를 법원에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4~5월 두 차례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모두 반려했다.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만일 침략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더 단호하게,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대응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엑스(X)에서 “7000년 문명의 풍요로운 문화를 가진 이란은 위협과 협박의 언어에 답하지 않고 외국인에게 굴복하지 않으며 오직 존중에만 화답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요구한 우라늄 농축 포기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재차 못박은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핵시설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이날 “이란이 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손가락을 흔드는 것보다 더 빨리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의 발언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아라그치 장관은 “100만명 이상의 이란 국민이 20% 농축우라늄을 연료로 사용하는 테헤란의 미국산 연구용원자로에서 생산된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필요로 한다”며 “원자력발전소 연료 공급을 위한 농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생명을 구하는 평화적인 국내 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의 결실을 단지 외국인들이 요구한다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국 간 핵협상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미국이 잇따라 이란 핵시설을 폭격한 이후 중단된 상태다. 아라그치 장관은 다만 “군사적 선택지는 이미 효과가 없는 것으로 증명됐지만 협상을 통한 해결책은 작동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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